오늘은 수능날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인터넷과 뉴스에서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응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지나가는 길목마다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사람들, 도로를 통제하는 경찰, 그리고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능을 본 지 어느새 5년이 흘렀다. 대학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쁘게 지내다 보니, 수능에 대한 기억도 점점 흐릿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수능날이 되면 어김없이 그날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아침 공기가 유난히 차가웠던 그날, 시험지를 받아들며 두근거리던 가슴,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이번엔 뭐 찍었어?" 하고 소곤대던 순간들까지. 특히 수능날 끝나고 먹었던 떡볶이의 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날의 떡볶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모든 긴장감과 불안을 녹여주던 작은 축제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수능이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지만, 지나고 나니 수능은 그저 하나의 관문이었다. 물론 중요한 시험이지만, 수능 하나로 인생이 결정되는 건 아니더라. 이후에도 새로운 길이 계속 펼쳐지고, 그 길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하며 성장해왔다.
그래서 오늘은 시험을 보고 있을 수험생들이 조금이나마 덜 부담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자신을 위해 정말 수고했다며 듬뿍 칭찬하고 맛있는 걸로 보상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수능 성적이 나오더라도, 그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길이 있으니까.
저녁 하늘을 보며 문득, 나도 그날 이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스스로를 좀 더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도 더 명확히 그려가고 있다. 수능이라는 큰 관문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수험생들이 있다면, 그리고 올해 수능을 본 친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좋겠다. 여러분, 수고 많았어요. 그리고 이제 정말 잘해낼 일들만 남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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